출판일과 작가 정보
<자기 신뢰>는 1841년 랠프 월도 에머슨(Ralph Waldo Emerson)에 의해 쓰였다. 에머슨은 미국의 초절주의 시인이자 사상가이며 내부의 정신적 자아가 외부의 물질적 존재보다 우월하다고 주장하는 초절주의 운동의 선구자이다. <자기 신뢰>는 미국 오바마 대통령의 애독서로 소개되어 꾸준히 주목을 받았다.
책을 읽게 된 이유
<자기 신뢰>는 2020년도에 한번 읽었던 책이다. 그때는 책을 손에 잡은 지 얼마 되지 않았던 시기라 책을 읽고도 깊게 생각해보지 않았었고 내게 큰 울림을 주지도 않았었다. 최근에 출퇴근할 때 어떤 팟캐스트에서 한 유튜버가 <자기 신뢰>의 내용을 인용하여 말을 하는 것을 들었는데 왜 같은 책을 읽었으면서도 누군가는 깊은 깨달음을 얻고 나는 아무것도 얻지 못했는지 화가 났다. 집에 와서 다시 책을 천천히 읽어보았을 때 문장 하나하나가 새롭게 느껴졌고 나 자신에 대해 확신을 가질 수 있게 되었다.
독후감
문장 하나하나가 깊게 생각할 여지를 주기 때문에 문장을 옮겨 적고 내 생각을 기록하는 게 제일 좋을 것 같다. 에머슨이 강조하는 것도 자기 생각의 중요성을 일관되게 말하고 있다. 14p에서 '하지만 우리는 대부분 자기 생각에 주목하지 않고, 오히려 그 생각이 자기 것이라는 이유로 밀쳐버리고 만다.'라는 문장이 있다. 우리는 너무나도 쉽게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다. 미디어와 인터넷의 발달로 자기 생각이 자리 잡기도 전에 타인의 생각과 철학을 자신의 삶으로 끌고 들어온다. 지금 내가 가지고 있는 가치관과 철학이 진실한 것인지 스스로에게 물어보자.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들이 과연 당연한 것인지 끊임없이 질문을 던져보자. 예를 들어, '폭력은 정당한가?'와 같은 질문에 답해보자. 폭력과 살인은 나쁘지만 자국민들에게 이익을 가져오는 전쟁은 타당할 수도 있다. 지금과 같은 평화시대에서는 폭력이 나쁘다고 주입시키지만 사실 힘의 논리에서 패배하는 국가들은 지도에서 지워졌다. 먹을 게 없어 아내와 아이가 굶어 죽어가는 와중에 폭력은 안된다며 지켜만 보고 있는 남편이 현명한지 무능한지는 누구나 쉽게 판단할 수 있다. 그런 유전자는 소멸되어 후세로 전해지지 않았고, 우리는 타인을 죽이며 악착같이 살아남은 자들의 후손들이다. 선과 악은 단순히 이름에 지나지 않는다. 오직 하나 옳은 것은 자신의 본성을 따르는 것이고, 오직 하나 그른 것은 자신의 본성에 반하는 것이다. 30p에서 '악의와 허영심이 박애라는 옷을 걸치고 나타난다면 눈감아주어야 할까?'라는 문장에 에머슨은 '내게 속하지 않은 사람들, 내가 속하지 않은 사람들에게 주는 돈은 단돈 1달러라도, 1다임이라도, 1센트라도 나는 아깝다'라고 답한다. 잠깐만 시간을 내어 주변을 둘러봐도 많은 수의 사회단체, 인권단체들을 볼 수 있다. 그들이 진실한 단체인지는 잘 모르지만 여성의 인권을 주장하는 자들이 과연 그들의 어머니한테 제대로 된 대우를 하고 있는지, 남성의 인권을 주장하는 자들이 자신들의 아버지에게 존경을 표하는지 궁금하다. 사회 문제 탓하기 전에 '어질러놓은 자신의 방부터 정리해라'라는 말이 괜히 나온 말이 아니다. 혼돈은 방구석에서부터 시작된다. 96p에 '거짓된 친절과 거짓된 애정을 점검하자'와 '혈연 이외에는 그 어디에도 묶이지 않을 것이다. 부모를 모시고, 가족을 부양하고, 한 아내의 순결한 남편이 되려고 노력할 것이다'라는 문장도 같은 맥락이다. 모두가 평등해야 하고 차별하면 안 된다는 '거짓된' 올바름을 외치는 자들에게 들려주고 싶다. 나의 것을 위해서라면 나는 언제든지 차별할 준비가 되어있다. 121p에서 '여행은 어리석은 자의 낙원이다. 한 번이라도 여행을 떠나보면, 어디에 가더라도 그곳이 그곳일 뿐, 그다지 차이가 없다는 점을 깨닫게 된다.'라는 문장은 도피성 여행을 떠나는 자들에게 들려주고 싶다. 나도 책을 읽기 전에는 내게 주어진 시간을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 몰라 의미 없는 여행을 떠나곤 했다. 막상 가더라도 별로 느끼는 것이 없었지만 남들이 물어보면 '정말 좋은 경험이었다'라고 대답했다. 에머슨은 '자신에게 없는 것을 손에 넣기 위해 여행하는 사람은 자신에게서 도망치는 것이다'라고 말한다. 그런 사람들은 폐허 옆에 폐허를 가져가는 것과 같다. 책의 마지막 문장이 기억에 남는다. '당신 자신 말고는 아무것도 당신에게 평화를 가져다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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