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일과 작가 정보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은 2015년 4월 10일 초판 1쇄가 발행되었다. 저자 유시민은 대학에서 경제학을 공부하였으나 전공과는 거리가 먼 삶을 살았다. 출판사 편집사원, 신문사 해외 통신원, 공공기관 직원, 신문 칼럼니스트, 방송 토론 진행자, 국회의원, 장관 등 여러 직업을 거쳤으며 현재는 작가 이외의 삶은 살지 않기로 다짐했다. 저서로는 <국가란 무엇인가>, <나의 한국현대사>, <후불제 민주주의> 등이 있다.
책을 읽게 된 이유
미디어 매체에서 얼굴을 자주 봤었다. 유시민이 유명한 사람인건 알았으나 작가로서 어떤 책을 썼는지 궁금했다. 저자의 정치적 성향을 알기에 이를 유의하며 읽었으나 책에 편향적인 내용이 많이 나오지는 않는다. '강원국의 글쓰기'를 재미있게 읽었기에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도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저자의 글쓰기 비법을 저렴한 가격에 알 수 있는데 책을 안 살 이유가 있나 싶다.
독후감
내가 지금까지 써왔던 글들을 점검해 보는 계기가 되었다. 나는 무슨 글들을 써왔나? 남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글을 쓰기보다는 내 감정과 생각을 정리하기 위한 글들을 위주로 써왔다. 누가 보든 말든 신경 쓰지 않았다. 내 취향에 관한 글들을 써왔기에 그에 대한 근거를 제시할 필요는 없었다. 때로 감정에 호소하는 글을 쓰긴 했지만 그 안에 논리는 찾기 힘들었다. 이제 내 생각을 타인에게 전달할 글을 써야 할 시기가 왔다고 느낀다.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은 어떻게 타인의 이성을 자극하는 글을 쓰는지 알려주는 책이다. 저자의 영업비밀을 공개하자면,
1. 취향 고백과 주장을 구별한다.
2. 주장은 반드시 논증한다.
3. 처음부터 끝까지 주제에 집중한다.
위 세 가지가 전부다. 예를 들어, '주식 투자는 위험해서 싫어'는 취향 고백이다. 하지만, '주식 투자는 도박이야'라고 주장한다면 이에 대한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독자나 청자가 납득하지 못할 것이다. 논증을 하다가 갑자기 '부동산'으로 주제가 전환될 수도 있다. 좋은 글을 쓰려면 논점을 벗어나면 안 된다.
이 외에도 글쓰기에 도움이 되는 조언들이 정말 많다. '한 문장에 생각 하나만을 담으면 단문이 된다.', '접속사와 관형사, 부사는 최대한 적게 쓰자' 등등이 있지만 글쓰기의 핵심은 결국 '많이 읽고 많이 쓰기'이다. 시간이 없어 책을 읽기 힘들다면 '많이 읽고 많이 쓰자'는 저자의 의도만 이해해도 충분하다.
발췌문과 주관적 생각
<논증은 평등하고 민주적인 인간관계를 전제로 하기에 공격당하기 쉽다. p.36>
한국에서는 나이를 들먹이며 근거 없이 가치판단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 아주 안 좋다. 나 또한 내가 싫어하는 것들을 점검해 보고 타당한 근거를 준비해 놔야 내 표현에 대한 방어권을 가질 수 있다.
<부사장과 사무장은 조직에서는 상하 관계이지만 인격적으로는 평등하다. 이것이 문명사회의 상식이다. p.41>
우리는 이재용 회장과 일용직 노동자가 인격적으로 평등하지만 사회적 관점에서는 평등하지 않다는 사실을 안다. 그러한 가치판단은 어떻게 이루어지는가? 이재용이 '삼성전자'라는 기업의 회장이라서? 대중이 모두 그렇게 여기기에 나 또한 여론에 편승하는 것은 아닐까? 이재용 회장이나 일용직 노동자나 사회에 기여하는 것은 똑같다. '이재용 회장이 일용직 노동자보다 우월하다'라는 주장을 할 때 그에 대한 근거는 무엇이 있을까 생각해 보자.
<글쓰기의 목적은 자신의 내면에 있는 감정이나 생각을 표현해 타인과 교감하는 것. p.53>
생각을 바꿔줄 수 있는 글을 쓰고 싶다. 더 많은 사람들이 부정적인 생각보단 긍정적인 생각을 더 많이 할 수 있도록. 한 때는 죽음까지 생각했던 사람이 매일을 행복하게 살 수 있게 된 비결을 공유하고 싶다. 좋은 습관과 긍정적인 사고방식의 이점에 대해 널리 퍼트리고 싶다. 끌어당김의 법칙은 존재한다.
<텍스트 요약은 단순한 압축 기술이 아니다. 요약하는 사람의 사상과 철학을 반영하며 생각과 감정을 표현한다. p.70>
서평과 리뷰를 보기보다는 반드시 책을 읽어보고 스스로 생각해야 한다. 책도 맹목적으로 받아들이기보다는 의심하면서 읽어야 한다. 책 또한 저자의 사상과 철학이 반영된 인쇄물일 뿐이다.
<훌륭한 글은 뜻을 잘 전달하기 때문에 이해하기 쉽다. 읽는 사람의 이성을 북돋우고 감정을 움직인다. p.77>
글을 쓸 때는 직접적인 감정을 표출하지 않도록 주의하자. 유도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지식과 정보, 논리 구사력, 자료 독해 능력, 어휘와 문장, 논리적 글쓰기에 필요한 모든 것을 우리는 남한테서 받는다. p.78>
내 사상과 철학, 생각도 스스로 창조된 것은 얼마 되지 않는다. 모두 타인의 책과 말에 영향을 받았고 그들의 생각을 모방했을 뿐이다.
<글은 지식과 철학을 자랑하려고 쓰는 게 아니다. 내면을 표현하고 타인과 교감하려고 쓰는 것이다. 다른 사람의 공감을 끌어내지 못하면 의미가 없다. p.91>
글쎄, 타인과 교감하기 위해 쓰는 글도 있지만 자신과 교감하기 위해 쓰는 글도 있다. 내가 힘들 때 나를 도와주었던 것은 내 일기장밖에 없었다. 그 글들이 의미가 없었나? 타인에게 자신의 글을 보여주기 전에 자기 자신에 대해 알아가는 과정이 먼저라고 생각한다.
<글을 쓸 때도, 번역을 할 때도 말하듯 쓰는 것이 좋다. p.115>
읽어서 불편하고 어색한 글이라면 고쳐 쓰는 것이 좋다.
<자녀가 뛰어난 언어 능력을 가지기를 바란다면 뇌가 형성되는 시기에 적절한 언어적 자극을 넉넉하게 제공해야 한다. p.118>
성장기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스마트폰이 아니라 책이다. 아이를 저능아로 키우고 싶지 않다면 절대 스마트폰을 쥐어주지 말 것.
<실컷 놀아도 허무하거나 자책감을 느끼지 않는 놀이 또한 독서만 한 것이 없었다 p.123>
모든 자극적인 놀이들이 도파민 분비를 자극하고 집중력을 저하시킨다. 육체적 쾌락의 끝에는 항상 허무함이 남는다. 반면, 정신적 쾌락은 지속 가능하다. 죽을 때까지 읽어도 현존하는 책을 모두 읽을 수 없기에 독서를 통한 지적 쾌락은 무한하다. 매일이 행복할 수 있는 비결이다.
<독서를 생활 습관으로 만들고 자신이 읽은 것을 활용해 무엇이든 자기 머리로 생각하는 버릇을 들이면 된다. 만화, 판타지 소설, 무협 소설, 웹 소설 등등 그 무엇이든 괜찮다. p.124>
중요한 것은 스스로 생각하는 습관!
<많든 적든, 크든 작든, 모든 책에는 결함이 있다. p.130>
모든 책을 의심하면서 읽자. 완벽한 사람은 없고 완벽한 책도 없다.
<한 문장에 하나의 개념만 담는 글쓰기의 원칙. 한 문장에 생각 하나를 담으면 단문이 된다. 단문은 읽기 편하다. p.131>
글은 전달성이 좋아야 한다. 글을 쓰고 한 문장에 여러 개의 생각이 담기지는 않았는지 검토해 보자.
<텍스트는 내용을 이해하는 것을 넘어 문제점과 한계까지 탐색하면서 읽어야 한다. 저자가 무슨 일을 하며 어떤 사람인지 알아보는 게 도움이 된다. p.132>
모든 책의 앞부분에 저자에 대한 소개가 나온다. 이 책의 서문에도 저자가 정치를 했었다는 내용이 있다. 고로 이 책에 정치적으로 편향되어 있는 부분은 없는지 유의하며 읽어야 한다.
<우리가 느끼는 감정과 욕망과 충동은 생물학적으로 결정되는가, 아니면 사회적으로 형성되는가? 아름다움은 대상 자체에 있는가, 아니면 우리의 감각에 존재하는가? 남자와 여자의 차이는 생물학적으로 주어진 것인가, 아니면 사회적으로 만들어지는 것인가? p.151>
책의 전체적인 맥락과는 벗어난 발췌문이지만 평소에 내가 정말로 궁금해했고,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많이 노력했던 주제이다. 개인적으로 생물학적인 영향, 사회적인 영향 모두에 의해 우리의 감정과 욕망이 형성된다고 생각한다. 어떤 남자를 보고 멋있다고 생각하는가? 어떤 여자를 보고 아름답다고 생각하는가? 내 생각과 감정이 대중의 생각(여론)에 의해 영향을 받지는 않았는가? 깊게 고민해 볼 수 있는 대목이다.
<현재완료니 과거완료니 하는 서양말 문법은 서양 말을 할 때만 쓰면 된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어제 어머니를 만났었다'거나 '고향을 방문했었다'는 식으로 글을 쓰고 말한다. '방법들을 찾아야 한다'는 식으로 추상명사에까지 '들'을 붙여 쓰는 사람도 많다. p.193>
책을 읽고 나니 나도 그런 습관이 있음을 깨달았다.
<생각은 자유롭고 상념은 스쳐간다. 그런 생각도 적어두지 않으면 금방 사라진다. 생각과 느낌은 붙잡아 두지 않으면 내 것이 아니다. p.223>
생각날 때 기록하지 않으면 잊혀진다.
<허영심은 아주 고약한 감정이다. 허영심에 빠진 사람은 자기를 속이고 남을 속이며 의미 없는 일에 시간과 열정을 쏟는다. p.250>
진실되게 살고, 진실되게 쓰자.
<내면에 있는 생각, 감정, 욕망을 제때 제대로 표현하지 않으면 삶이 답답해진다. 각자의 내면에 무엇이 있으며 또 어떻게 그것을 표현하느냐에 따라 사람의 인생이 달라진다. p.257>
<내면에 어떤 가치 있는 것을 가진 사람은 그것을 글로 표현해 타인의 마음을 움직인다. p.263>
글이든 그림이든 영상이든 자신의 가치를 표현할 줄 알아야 한다. 그 일에 성공하면 부와 명예는 따라온다.
<어떤 사람들은 엄청나게 큰 행운을 손에 넣고도 그게 행운인 줄 모른다. 이미 가지고 있는 것만으로 행복해질 수 있는데도 꼭 필요하지도 않은 다른 것을 찾으려고 몸부림친다. p.271>
가지고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해질 수 있는데 왜 MZ세대라고 불리는 현 2030 청년들은 스스로 불행하다고 느끼는 걸까? 타인과 비교하는 성향이 강하기 때문이다. 행복해지는 방법은 매우 간단하다. 빌어먹을 스마트폰을 집어던지고 책을 집으면 된다.
<우리는 세대의 축복을 받아들이고 특권을 즐겨야 한다. p.275>
누구나 자신의 콘텐츠를 만들고 널리 퍼트릴 수 있는 시대다. 타인의 콘텐츠를 소비하기보다는 자신의 콘텐츠를 만들고 공급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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