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일과 작가 정보
<욕망의 진화>는 1994년 초판 1쇄가 발행되었다. 저자 데이비드 버스는 비교적 신생 학문이라고 할 수 있는 진화심리학의 학문적 토대를 다지고 진화심리학을 일반 대중에게 알리는 데 큰 기여를 하고 있다. 인간의 행동 중 짝짓기 전략과 성 갈등에 초점을 맞춰 활발한 연구와 저술 활동을 펼치고 있다.
책을 읽게 된 이유
이성에 대해 알고 싶었다. 남자는 여자를 잘 모르고 여자는 남자를 잘 모르는 게 당연한데 왜 요즘 서로를 혐오하는 목소리들이 많이 나오는지 궁금했다. 인터넷상에서 특정 커뮤니티나 카페를 들어가 보면 너무 과격한 표현들이 오고 가는 것을 목격했고 그것이 진실이라고 도저히 믿기 힘들었다. 언제나 진실은 책 속에서 구할 수 있기에 인간의 본능을 자세히 기술해 놓은 <욕망의 진화>는 나의 궁금증을 해결하기에 적합한 책이었다.
독후감
<욕망의 진화>는 내가 고수하고 있던 이성관을 완전히 무너뜨린 책이다. 수만 년의 시간 동안 남성과 여성의 역할이 구분되어 있었지만 우리는 지금 반세기에서 한세기도 안 되는 기간 동안 그 역할을 뒤집으려는 과도기에 직면해 있다. 진화심리학적으로 우리는 과거부터 어떤 성 전략을 취해왔는지 간단히 알아보자. 남자와 여자의 성 전략은 정자와 난자의 차이로부터 기인한다. 정자는 남자가 수명을 다할 때까지 생성이 가능하고 1ml당 1500만 마리의 정자가 있을 정도로 그 숫자는 어마어마하다. 반면, 난자는 여성의 일생에 걸쳐 400개만 배란되기에 단순히 숫자만 비교해도 정자보다 난자가 귀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또한, 여성의 임신에는 태아에게 8~10개월 동안 영양분을 나누어줘야 하고 온갖 위험에 노출되는 리스크가 있는 반면 남성은 그러한 리스크가 없다. 결과적으로 여성은 가능한 우수한 남성의 유전자를 받고 보호받아야 유전적 생존이 도모되고 남성은 기회가 되는 한 많은 여성에게 자신의 씨를 뿌려서 유전자를 퍼트리도록 진화되었다. 어렸을 적 경험과 기억들을 되살려보거나 주변을 잘 관찰해 보자. 여성들이 동성 친구들과 나누는 대화를 잘 들어보면 특정 남성들에 대한 정보가 높은 비율을 차지한다. 이는 진화심리학적으로 어떤 남성이 높은 가치를 지니고 있는지 판별하기 위해 최대한 많은 정보를 수집하도록 발달되었기 때문이다. 남성들은 왜 도박을 좋아할까? 과거부터 남자들은 자신의 유전자를 성공적으로 후세에 전달하기 위해 자신이 높은 가치를 가지고 있음을 입증해야 했고, 그 가치에는 돈, 명예, 권력 등이 있다. 남자들은 그것들을 성취하기 위해 때로는 자신의 목숨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렇다면 남자들은 어떤 가치를 지닌 여성을 원했을까? 남자들은 단순히 건강한 아이를 낳아줄 수 있는 여성들을 원했고, 이는 건강한 가임기 여성을 뜻한다. 건강은 겉으로 가장 쉽게 드러나는 요소이다. 큰 가슴과 골반, 탄력 있는 피부와 같은 신체적 요소들을 통해 건강한 여성인지 아닌지 판별하려고 했고 그 외의 것들은 부가적인 요소였을 뿐이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남자들이 아무리 돈이 많은 전문직 여성이라고 해도 나이가 많거나 신체적으로 아름답지 않은 사람은 배우자감으로 여기지 않는 이유가 어느 정도 이해된다. 더 나아가, 남자는 왜 자신이 가진 것보다 더 많이 가진 척 허세를 부리고 여자는 왜 화장 및 성형 수술을 통해 자신의 젊음을 꾸며내거나 되돌리려고 하는지 이해가 된다. 모든 것이 과거부터 이어져 온 성 전략이었다. <욕망의 진화>를 읽고 나니 남자로서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지 이제야 감이 온다. 나는 지금까지 착하게 사는 게 최고의 미덕인 줄 알았지만 여성성이 짙은 남자는 배우자로서 가치가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착한 척은 가치가 낮은 남성도 할 수 있는 전략이지만 많은 부를 쌓고 뛰어난 성취를 이루는 남자는 수가 많지 않다. 나의 남성성을 키우고 가치를 높여서 배우자를 안전하게 보호함과 동시에 물질적&정서적으로 행복하게 해 줄 수 있을 정도로 성장해야 한다. 남자는 여자에게 안전과 안정을 주고, 여자는 남자에게 존경과 존중을 주면 화목한 가정이 이루어진다. 솔직하게 이야기하면 요즘 미디어에서 자주 나오는 남성적인 여성, 여성적인 남성은 진화심리학적 관점에서 매우 부자연스럽다. 이제는 무엇이 거짓이고, 누가 거짓말을 하는지 쉽게 구분할 수 있다. 자신의 이득을 위해 전국민적 사기극을 벌이는 선동꾼들.. <욕망의 진화>는 거짓 이데올로기에 속아 젊음을 낭비하고 있는 2030 청춘들이 반드시 읽어봐야 하는 책이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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